김원일, 오마니별 지금 현재 ‘분단’이라는 말이 얼마나 가슴에 와 닿는가. ‘분단’은 지금 이 순간에도 틀림없는 현실이지만, 혈육이 서로 죽고 죽였던 전쟁, 가족들이 남쪽과 북쪽으로 갈려져 선 하나로 갈려지고 말았던 아픔은 점점 묻혀져 점점 과거의 역사적 사실로만 남아가는 듯 하다. 의 조평안은 분단의 현실은 직접 경험한 사람이다. 그러나 오마니와 누이가 있었고, 피난 중에 폭격으로 죽었다는 사실만 어렴풋이 기억할 뿐 ‘이중길’이라는 자신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 채 살아남아 다른 이름을 가지고 살아왔던, 분단의 기억을 상실하고 살아간다. 누이가 죽는 것을 목격하지 못했지만, 으레 죽었을 거라 생각하고 찾을 생각도 하지 않았고,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자신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애써 생각해내고 알아내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