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녕, 편백나무 숲 쪽으로 혈연, 가족에 대해서 어느 정도까지 분명하게 정의를 내릴 수 있을까.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그 경계가 다소 모호하다. 그리고 그만큼, 각자가 복잡한 감정으로 얽혀 있다. 한쪽의 마음을 들어주면, 다른 한쪽에게 미안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들은 언젠가는 돌아가야 하고 찾아야 될 것을 부정한 채 살아갔다고 할 수 있다. 찬영을 데려가겠다는 친아버지의 말을 거절했하고 삼십년간 비밀로 했던 백부인 양아버지,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미련과 원망을 해결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되어서는 백부와의 인연을 끊은 채 살았던 찬영, 찬영 모친이 밖에 나가 낳은 자식, 찬영을 버리고 그 자식을 키운 아버지, 아버지가 주문진에서 만나 아내의 자식과 함께 새로 딸을 낳아 키웠던 여인, 찬영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