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고네, 소포클레스 - 안티고네에게 가해진 이중의 멍에와, 안티고네의 저항

 소포클레스, 안티고네

지금은 민주주의 사회로, 누구나 크레온의 국가는 통지자의 것으로 간주되며, 그의 말에는 무조건 복종해야한다는 식의 경직된 사고를 들으면 그릇되었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국가 권력은 어디까지 개인을 통제할 수 있는가, 라는 점은 아직까지 경계가 모호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티고네를 보며 한 가지 느낀 것이 있다면, 자연의 섭리내지는 사람들의 관습을 통제하는 것은 그 개개인에게 억압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믿고 자유롭게 행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물론 그 행위가 타인에게 피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 헌법에서 이야기하는 자유는 이러한 믿음에 기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오라비 폴뤼네이케스를 저승길이 편안하도록 묻고 장사지내주는 것, 이것이 안티고네의 욕망이자 모든 사람들이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 일종의 관습이다. 그리고 안티고네에게 있어서 이러한 오랜 관습은, 크레온의 명령보다도 중요했다. 자신의 신념에 해당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폴뤼네이케스를 장사 지내는 것이 타인해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 오히려 장사지내지 않는 것이 인간 존엄성에 기초한 오랜 관습에 반하는 행동이다- 오라비를 묻어주고자 하는 안티고네의 욕망을 막는 것은 그 자체가 억압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안티고네가 국가 권력에 대항해서 자신의 신념과 욕망을 관철시킨 안티고네에 대해서, 그리스 사회가 여성이라는 이중의 멍에를 지우고 있다는 점이다. 크레온에 의하면, 개인은 국가에게 복종해야 하는 존재고, 그 안에서도 특히 여성은 남성에게 복종해야하는 존재인 것이다. , ‘개인이 국가에 명령에 불복종하는 것도 안 되는 일인데, 하물며 여자가...!’라는 논리이다. 자신이 진다면 자신이 여자일 것이라는 둥, 차라리 남자의 손에 쓰러지는 편이 낫다는 둥 하는 크레온의 이야기는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눈에 띄었던 점은 여성인 이스메데 조차도 남성에 대한 복종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여성 스스로 남성의 권력과 지배를 인정하는 사회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상부가 하부를 지배하고 하부는 그것에 당연하게 복종하는 이런 구조 속에서, 부당한 권력은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오히려 남성인 하이몬이 이러한 사회의 부당함을 가장 잘 읽어내고 있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여성인 안티고네를 위하는 일은, 사실은 자신과 아버지를 위한 일이라는 말은 자신이나 아버지가 여성으로 태어났을 경우에는 결국 그들 모두를 위한 일이라는 이야기이다. 상황을 역으로 뒤집어, 약자의 입장이 되어 상황의 부당함을 인지하고 그것이 부당하다면 깨뜨리도록 노력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일 것이다.

결국 안티고네의 저항은 국가에 대한 개인의 저항이면서, 동시에 남성에 대한 여성의 저항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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